수원 토박이 가족의 수원 LIFE 이야기

삼진그룹영어토익반, 북수원 롯데시네마에서 관람했어요. 본문

Life in 수원

삼진그룹영어토익반, 북수원 롯데시네마에서 관람했어요.

SLVRGIRL 2020. 11. 17.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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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과 달리, 수원에도 여기저기 택지지구가 생기고 생활권이 변한 이후로 '중심가'라는 개념이 사라졌어요.
'남문'으로 대표되는 중앙극장도 언제 사라졌는지 모를 정도로, 집 근처에서 대기업의 멀티플렉스에서 영화를 봤죠.
올 해는 그나마도 코로나 19 때문에 극장 나들이도 점점 사라졌죠.

시간이 좀 남는 날이라, 요즘 한창 재밌다고 하는 영화 '삼진그룹 영어 토익반'을 보려고 상영시간을 찾아보다가
집 근처에 새로 생긴 롯데시네마가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원래 다니던 북수원 CGV보다 더 가까운 거리에 생긴 거였어요.
남편과 틈나면 산책코스로 걷던 곳이고, 코즈니도 있던 곳이어서 바로 위치는 알겠더라고요.

북수원 CGV보다 규모는 좀 작아 보이지만, 무엇보다 집에서 가깝고 사람이 많지 않아 조용한 것이 너무 맘에 들었어요.
(물론 평일이라 그랬겠지만요.^^)

낙동강 페놀 유출 사건을 다룬다는 기본 줄거리는 유튜브 짤을 통해 이미 알고 있었어요.
그런데 저는 배우들의 그 시절 화장법, 패션, 저도 사회 초년생 때 유니폼을 입었던 기억 등 추억이 먼저 다가오더라고요.

저도 서울시청, 남대문, 명동, 을지로, 충무로 쪽으로 출퇴근을 하며 회사생활을 할 때가 있어 을지로의 예전 모습이 아련했어요.

토익 700인가 800인가를 넘어야 인사고과에 반영한다는 승진 규정 때문에 정말 종로로 토익 영어 새벽반 다니고 그랬었죠.
토익 쪽집게 반 듣겠다고 줄 서서 수강신청도 했었고, 홀 수 달보다 짝 수 달 난이도가 낮다고 해서 시험도 골라서 보기도 하고, 일본/필리핀 토익 문제 풀어보고 보기도 했고... 저뿐만 아니라 저와 같은 시대를 살았던 분들은 세계화 시대라는 말이 처음 나오던 시기여서 영어, 토익에 얽힌 추억들이 많으실 거 같아요.
저도 마찬가지로 징글징글했네요.ㅋㅋ

참고로(스포까지는 아니고요) 영화에서 강사로 타일러가 출연을 해서, 꽤 비중 있는 역할을 해내요.ㅎㅎ
한국어 잘한다 잘한다 했는데, 연기까지 멋지게 해냈어요.

여직원들의 회사 내 위치 나 생활이 그때와 지금은 많이 다르다는 것도 눈에 띄었어요.
영화에서도 실장님 정도 되는 여성분이 한 분 있긴 하지만, 임원이나 고위직 역할로는 안보이더라고요.
유리천정이 있었던 시대였죠.
커피 타기, 담배심부름, 유니폼 입기, 결혼하고 임신하면 그만둬야 하나 걱정하는 것까지...
세월 많이 변한 것 같아요.ㅎㅎ

저 만의 생각일지 모르지만, 전 아래의 장명이 가장 기억에 남고 또 영화의 스토리를 가장 함축적으로 표현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 당시 난공불락의 넘버 1이었던 OB맥주가 쓰러지고, 조선맥주가 하이트로(150m 지하 암반수) 맥주 시장의 1위를 차지하는 개벽이 있었어요.
그 계기가 이 영화의 주요 사건인 낙동강 페놀 유출 사건이었죠.

그래서, OB 베어스는 두산 베어스로 이름도 바뀌고, 두산그룹도 사업의 방향성이 바뀌는 계기가 되었다고 해요.
'깨끗한 물'에 대한 인식이 새롭게 생기던 시기였죠. 

영화의 완성도나 그런 건 제가 잘 몰라서 그런 건 모르겠고.
저는 2시간 가까이 아주 몰입해서 잘 봤습니다. 
일단 재밌었고, 사회초년생 시절의 나로 돌아간 것 같아 재밌고 신나게 시간 여행한 기분도 들었어요.

요즘은 대학생들도 취업 준비로 토익 900점 넘는 사람도 많아졌다고 하고, 세월이 많이 각박하게 변했다는 생각도 들지만... 그래도, 20대 사회초년생 시절은 인생에서 다시 돌아올 수 없는 가장 파릇파릇하고 풋풋한 시기이니 만큼 좋은 추억들은 꼭 만들 수 있기를 응원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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